'경기침체' 대기업 가동률 80% 아래로 추락…"코로나 때보다 낮아"
'경기침체' 대기업 가동률 80% 아래로 추락…"코로나 때보다 낮아"
  • 김현식 기자
  • 승인 2022.12.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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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평균 가동률
500대 기업 평균 가동률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대기업의 생산가동률이 80% 아래로 낮아졌다. 코로나19가 유행이던 지난 2020년 3분기(79.4%)보다도 가동률이 더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제약을 제외한 전 업종에서 하락했다. 특히 건설자재과 조선·기계·설비는 가동률이 7.4%포인트(p) 낮아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2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상위 500대 기업 중 올해 3분기 가동률을 공시한 2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평균가동률은 78.4%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0.5%)보다 2.1%p 하락한 수치다.

기업들이 설비 투자 등을 통해 생산능력을 늘렸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생산실적이 그에 미치지 못하면서 가동률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14개 업종 중 공기업, 서비스 업종을 포함한 12개 업종의 가동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대표적으로 건설자재와 조선·기계·설비 업종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건설자재는 가동률이 지난해 3분기 77.9%에서 올해 3분기 70.5%로, 조선·기계·설비는 80.3%에서 72.9%로 각각 7.4%p 떨어졌다. 이어 에너지(–6.4%p), 석유화학(–5.4%p), 철강(–2.5%p), 유통(–3.2%p), IT전기전자(–2.2%p), 생활용품(–2.2%p), 운송(–1.3%p), 식음료(-0.7%p) 등의 순이다.

가동률이 상승한 곳은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2.5%p↑), 제약(0.8%p↑) 단 두 곳뿐이다.

기업별로는 건설업 불황으로 레미콘 및 골재 제조업체인 유진기업이 80.1%에서 52.7%로 27.4%p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또 건설자재 기업인 KCC(–11.5%p), 아이에서동서(–4.6%p), LX하우시스(–4.5%p) 등도 가동률이 크게 낮아졌다.

석유화학업종의 기업들도 가동률 하락폭이 가팔랐다. 애경케미칼이 76.7%에서 53.8%로 22.9%p 떨어졌고, DL케미칼(–22.0%p)과 이수화학(–21.8%p), 금호석유화학(–17.0%p) 가동률도 하락했다.

반대로 올해 가동률이 두 자릿수 이상 상승한 곳은 16곳에 불과했다. 쌍용자동차가 신차 토레스 출시 후 생산량이 증가해 가동률이 60.0%p 상승했다. 이어 매일유업(23.3%p), KG ETS(21.6%p), SK에너지(17.6%p), KG동부제철(16.3%p) 등의 순이다.

매출 상위 20대 기업에서는 기아(12.6%p), LG에너지솔루션(2.0%p), 현대모비스(4.4%p)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가동률이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가동률은 3.6%p 떨어졌다. DS부문의 생산능력과 생산실적은 증가했지만, DX부문에서 HHP와 영상기기 사업부의 생산실적이 각각 5.5%, 2.2% 감소한 결과다. 현대자동차는 생산량이 소폭 증가했지만 생산능력 상승으로 가동률은 4.0%p 낮아졌다. LG전자는 지난해에 비해 생산능력은 10% 이상 상승했지만 실제 생산량이 감소해 가동률이 9.9%p 줄었다. 이 외에 포스코(–13.9%p), 한화(–3.7%p), LG화학(–9.5%p) 등의 가동률도 하락했다.

한편 생산능력이 지난 3분기 대비 늘어난 곳은 절반에 가까운 93곳이었으나, 실제 생산 실적이 증가한 기업은 69곳에 그쳤다. 24곳은 생산능력 확대에도 실적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생산능력이 줄어든 기업은 50곳이며, 57개 기업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