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병원서 치료 받으며 안정 취해…"목 부위 자상"
김만배, 병원서 치료 받으며 안정 취해…"목 부위 자상"
  • 김현식 기자
  • 승인 2022.12.1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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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14일) 오전 2~4시 사이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대학 인근 도로에서 주차된 승용차 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119신고는 같은 날 오후 9시50분께 함께 있던 변호사에 의해 이뤄졌다. 변호사는 김씨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당시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직접 '내가 스스로 그랬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직접 병원에 가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의식이 명료했다"며 "일단 목 부위에 자상을 입었으니 치료는 했는데 대량 출혈로 인한 심정지 상태 등 심폐소생술(CPR), 압박붕대 등이 요하는 응급처치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급대원이 '병원 가시죠' 해서 병원으로 이동했다"며 "사건 자체로만 놓고 보면 '단순사건'이다"라고 덧붙였다.

당초 '목과 가슴 부위에 여러차례 흉기에 찔렀다'는 의미로 보면 중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많았으나 소방과 경찰이 파악한 바로는 경미한 자상 정도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도 "출동했을 당시, 이미 구급대원이 치료 중에 있었고 현장에 있던 구급대원 말에 따르면 '대상자 본인(김만배)이 직접 그렇게 했다'고 뚜렷하게 얘기했다고 할 정도였기에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보여졌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곳인 승용차는 김씨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작년 11월 김씨를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그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대장동 사업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그만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돼 최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왔다.


한편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김씨가 극단선택을 시도하기 하루 전인 지난 13일 그의 범죄수익 은닉을 도운 조력자들을 체포하고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을 압수수색했다.

체포된 조력자는 최우향씨(화천대유 이사), 이한성씨(화천대유 공동대표), A씨 등 3명이다.

목포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진 최씨는 김만배씨가 지난해 10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구치소에서 석방될 때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나타나 김씨를 수행해 관심을 끈 인물이다.

최씨는 해외 도피 중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0년 쌍방울을 인수할 때 참여했고,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쌍방울 대표이사와 부회장을 지냈다. 최씨는 김씨에게 김성태 전 회장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을 지냈다. 변호사일을 하다가 성균관대 동문 모임에서 김만배씨를 만나 화천대유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18년부터 화천대유 감사, 사내이사를 지냈고 2019년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1호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지난해 9월에는 화천대유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이씨는 김씨의 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5일 최씨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