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숙·금난새 지역사회 기대에 부응해야
정은숙·금난새 지역사회 기대에 부응해야
  • 송길용 칼럼
  • 승인 2014.12.2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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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내놔라하는 거장들이 하나 둘씩 성남에 둥지를 틀고 있다.



오페라 <아이다>, <토스카>, <라보엠> 등 40여편의 주역, 한국 오페라의 귀재로 알려진 정은숙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의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취임에 이어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 씨가 성남예술단 총감독 겸 성남시교향악단 지휘자로 선임되어 내년 신년 음악회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이다.
 
정치적 이해 관계속에 파란을 겪고 성남문화재단 입성에 성공한 정은숙 대표, 그리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시청 로비에 마련한 토크쇼 특설무대에서 위촉장과 지휘봉을 전달하며 참석자들과의 대담을 진행하는 파격적인 환영행사를 받으며 입성한 금난새 지휘자, 이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평가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 성공한 지휘자의 예술경영 성과 기대
“금난새 선생의 성남시 예술정책 총괄과 성남시립교향악단 지휘는 지역 예술발전의 한 획을 긋는 큰 사건이 될 것이다. 성남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대표 축제, ‘소리예술’ 같은 특화된 공연을 같이 기획해 보자. 성남시민회관에서 수년간 음악회를 열어 본시가지 시민들을 만나온 것처럼 평소 문화 예술을 접하지 못하던 이들도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 달라” 파격적인 대우를 펼친 이재명 시장의 주문이다.
 
“세계를 돌면서 쌓은 경험과 음악적 역량을 모두 쏟아 성남에 획기적이고도 독특한 오케스트라를 만들 것이다. 오페라, 합창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고, 음악을 지역 곳곳에 골고루 퍼트려 성남시민들이 우리 마을에 문화가 있고 예술이 있기 때문에 산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성남 예술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친구 같은 지휘자가 돼 다른 곳에서 스카우트해 갈 수 있는 단원이 있는 성남시향을 만들 것이다” 이것이 금난새 지휘자의 답이다.
 
이날 환영행사가 열린 성남시청 로비에는 성남시 ‘행정 지휘자’인 이재명 시장과 ‘문화 예술 지휘자’인 금난새 씨의 오가는 토크쇼 대담을 지켜본 시민들과 예술단 관계자들은 두 사람의 ‘핑크빛 기대’에 박수로 환호했다.
 
이와는 달리 이들을 바라보는 지역 문화예술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일부 지역 예술인들은 시립교향악단의 지난해 일부 단원들과 지휘자간의 불협화음을 염두에 둔 듯,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끌고나가는 것은 테크닉에 달려있을 수도, 인성에 달려있을 수도 있다. 어떤 때는 지휘자의 인성이 테크닉이 될 수 있다”며 금난새씨가 지휘자로서의 진가는 발휘할 수 있겠지만 4개에 이르는 예술단을 아우르며, 경영해야 하는 총감독 역할에 적합할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금난새 지휘자가 총 예술감독을 맡게 될 성남예술단은 ‘성남시시립합창단’(1986년 상임지휘자 송성철)과 시립소년소녀합창단(1997년 상임지휘자 이요섭), 시립교향악단(2003년), 시립국악단(2003년 상임지휘자 김만석)이다. 
  
◆ 지역사회와 소통나선 정은숙 대표이사
대표이사 취임 후 지역문화·예술계는 물론 지역사회 전반에 대해 언론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는 제4대 정은숙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 그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가 크다.
 
지난 2004년 12월에 출범한 성남문화재단 초대 상임이사(현 대표이사)는 세종문화회관 사장, 예술의전당 사장과 서울예술단 이사장을 지낸 이종덕씨다. 척박했던 성남문화·예술계에 오페라와 뮤지컬, 사랑방문화라는 새바람을 몰고 온 이종덕 사단, 그는 성남문화재단과 성남아트센터를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문화의 전당으로 우뚝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선4기 출범 후 제2대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로 내정된 정은숙 교수, 그는 당시 여소야대로 균형이 깨진 성남시의회의 임명동의안을 통과하지 못해 문화재단 입성에 실패했다. 이후 KBS 예능국장을 지낸 안인기씨가 제2대 대표이사 잔여임기를 마쳤지만 재임용을 받지 못해 물러났고 국립중앙극장 극장과 서울예술단 이사장을 역임한 신선희씨가 제3대 대표이사로 취임, 2년 임기를 마쳤다.
 
필자가 역대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열거한 것은 한동안 성남지역에서 회자됐던 “전문 집단에 전문가가” 없다는 성남문화재단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 때문이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이 된 성남문화재단의 새 지평을 열게 될 정은숙 대표이사의 이력은 화려하다. 88 서울 올림픽 전야제, 예술의전당 개관 기념 음악회 출연과 오페라 <아이다>, <토스카>, <라보엠> 등 40여편에 주역을 맡았고, KBS, MBC 가곡의 밤 전국 순회공연, 국내 및 해외에서 20여회나 독창회를 열어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같이 화려한 이력에도 정은숙 대표의 임명동의안이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성남지역사회의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성남에 둥지를 튼 정은숙 대표이사, 그런 그가 성남시민에게 제시할 명제는 ‘성남문화재단의 성공적 경영’이어야 한다.
 
뼈아푼 과정을 거친 탓인지 취임 후 잇따라 지역 언론과 소통을 이어가는 정은숙 대표이사와 자신이 쌓은 경험과 음악적 역량을 모두 쏟아 오페라, 합창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고, 음악을 지역 곳곳에 골고루 퍼트려 성남시민들이 우리 마을에 문화가 있고 예술이 있기 때문에 산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금난새 지휘자. 2015 을미년 새해를 맞아 성남지역사회는 두 유명인이 최고의 예술적 기량과 최대의 예술경영 능력을 맘껏 펼쳐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