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고교 무상교복 반대 의원 명단공개
성남시의회, 고교 무상교복 반대 의원 명단공개
  • 송길용 기자
  • 승인 2017.09.27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당 “의회와 시민 분열 조장 중단 ” 민주당 “기명투표로 책임정치해야”

이재명 시장의 고교 무상교복 반대 의원 명단 공개를 놓고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오전 의회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서로를 비판했다.

▲ 무상교복 반대 의원명단 공개 관련 유감표명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전 10시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재명 시장의 명단공개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11시 10분 기자회견을 통해 이 시장을 측면 지원하고 나섰다. 

이재명 시장의 고교무상교복 반대의원 명단공개가 성남시의회의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시장은 임시회의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 회기 쟁점 예산중 하나였던 고교 무상교복 예산과 관련해 상임위원회에서 반대의견을 표시했던 의원들의 명단을 SNS를 통해 공개했다”며 “이는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는 의원의 자유표현과 의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 결과 찬성 14명, 반대 16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된 예산에 대해 상임위원회에서 반대의견을 밝힌 의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이로 인해 해당 의원들이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불가능 할 정도로 수많은 협박성 문자를 받는 조리돌림을 당하게 만들었다”며 “이는 주민의 대표 기구인 의회를 무시하고 반대 의견을 표시한 의원들을 마녀사냥 식으로 협박하는 무책임하고 의회 민주주의의 근본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무상교복 정책에 대한 각 정당의 논의 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에도 이재명 시장은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습관적으로 SNS를 통해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정활동을 매도했다”며 “그동안 이재명 시장은 본회의장을 자주 불참하고 의회의 지적이나 요구사항에는 눈감고 귀막는 행정으로 의회를 무시해 왔다”고 비판했다. 

또 “의회는 정책과 시정발전 방향을 논하는 곳이지 시장의 구미에 맞는 정책을 무조건 승인해 주는 기관이 아니다”며 “(이 시장은) 정치논쟁을 즉각 중단하고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의원들은 “현재와 같은 의회무시, 의원무시 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면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남시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한국당 의원들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된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잘못이냐. 숨기는 것이 잘못이냐”며 이 시장을 옹호했다. 

▲ 고교무상교복 반대 의원 명단 공개와 관련,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이들은 “의원들은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공적활동을 시민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고 모든 시민은 의원들의 공적활동을 알 권리가 있다”며 “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이 시장이 (명단을) 공개한 것을 문제 삼으며 비난하고 있지만 시의회 행정교육체육위와 예결위 회의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돼 누가 찬성표를 던지고 누가 반대표를 던졌는지 낱낱이 공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은 이재명 시장의 SNS활동에 딴지를 걸지말고 ‘표결할 때에는 전자투표에 의한 기록표결로 가부를 결정한다’는 회의 규칙을 지켜 본회장 기명투표로 정당정치를 보여달라”고 주장했다. 

김유석 의장을 향해서는 “본회의장에서 주요사안에 대해 무기명 투표를 지양해 달라. 책임정치와 시민의 알권리를 침해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성남시의회는 22일 제232회 성남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무상교복 예산 29억 여원을 전액 삭감하는 내용의 제4회 추경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로 고교 무상교복은 4번째로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재명 시장은 하루 뒤인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무상교복 네 번째 부결한 성남시의원들”이라며 바른 정당(1명)과 자유한국당(7명) 소속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