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금강 1894’ 평양 재공연 추진
뮤지컬 ‘금강 1894’ 평양 재공연 추진
  • 송길용 기자
  • 승인 2016.11.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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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사)통일맞이, 남북교류에 관한 포괄적 협력 이행 협약
2005년 평양에서 공연한 가극 금강 10여년 만에 재현될 지 주목
▲ 성남시-(사)통일맞이, 남북교류에 관한 포괄적 협력 이행 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이해찬 (사)통일맞이 이사장.

 경기도 성남시와 (사)통일맞이는 뮤지컬 ‘금강 1894’의 평양 공연을 추진하겠다고 2일 밝혔다.

성남시와 (사)통일맞이는 성남시청 3층 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상반기 또는 10.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이 되는 내년 10월 4일에 맞춰 ‘금강 1894’의 북한 재공연을 추진하기로 하고, ‘남북교류에 관한 포괄적 협력 이행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기자회견에서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펼쳐진 가극 ‘금강’은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굴레를 문화예술로 초월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그 짜릿한 기억은 2016년 한반도에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 관계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개성공단은 폐쇄됐고 남북 대화채널은 마비됐다”며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평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북한 재공연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이 시장은 “경색된 남북관계와 한반도의 위기를 이 상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범국민적 요구와 민족사적 부름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며 “‘금강 1894’의 평양 재공연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금강 1894’의 북한 재공연을 추진하기로 하고, ‘남북교류에 관한 포괄적 협력 이행 협약’을 체결한 성남시와 (사)통일맞이 관계자가 기자회견을 마친뒤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시장은 북측 당국에 “북측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그 어디라도 우리는 달려갈 것”이라며 실무접촉을 제안하고, 우리 정부에도 “북측이 화답해 온다면 이를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양 측이 밝힌 ‘금강 1894’ 평양 재공연 프로젝트에는 이산가족 관람단 방문도 포함됐다.

이 시장은 ”이산가족의 애환을 풀 수 있는 시간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이산가족 중 사망자가 생존자 보다 많아졌다“며 “문화 공연이란 나무에 이산가족 상봉이란 풍성한 열매까지 열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공연 성사 가능성에 대해 “현재 상태라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남북교류를 정부가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작년 초에 정부에서 자치단체들의 교류협력을 권장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는 만큼 정상적이라면 문화교류사업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정상을 되찾아가기 위한 진통을 겪고 있는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국민 손에 의해서라도 정상을 되찾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남북교류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라며 “당장 어렵다고 손을 놓으면 아무 가능성이 없지만 계속 시도하면 언젠가 새로운 변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사)통일맞이 이사장은 “남북관계에서 일체의 교류를 차단했기 때문에 당장은 여의치 않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공연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며 “좋은 공연이 되어서 남북이 하나가 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성남시장실을 찾은 성남서고등학교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이재명 시장과 이해찬대표, 문성근이사.

이재명 시장은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을 폐쇄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금강산관광을 차단해서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이지만 이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 올 수도 없고 와서도 안 된다”며 “남북교류를 개척하기 위한 마중물로서 ‘금강 1894’ 공연을 실현하는 데 성남시와 함께 공동 추진하는 게 통일맞이 이사들과 합의한 큰 뜻이다. 다방면에 걸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성남문화재단이 자체 제작한 뮤지컬 ‘금강 1894’는 평양 재공연 추진에 앞서 오는 12월 1일부터 4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미리 볼 수 있다.

동학농민운동이란 역사적 배경 속에서 힘들었던 백성의 삶과 가슴 아픈 사랑, 그들의 한을 감동적인 선율에 얹어 그려낸 뮤지컬 ‘금강 1894’는 김규종 한세대학교 뮤지컬과 전임교수가 연출을, 이성준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교수가 작곡 및 음악감독을 맡았다.

정은숙 성남문화재단 대표는 “금강 평양 공연 당시 한민족끼리 갖고 있는 역사의식과 공감대를 잘 이룰 수 있는 문화공연으로 굉장히 호평 받았다”며 “시대상황에 맞게 대사를 바꾸고, 음악도 요즘 관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음악으로 개작했다.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