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세금체납자 압류물품 공개매각
경기도 세금체납자 압류물품 공개매각
  • 송길용 기자
  • 승인 2016.06.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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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킨텍스서 ‘지방세 체납자 압류 동산 공매’ 실시…406건, 총 감정가 1억6340만원
▲ 9일 오후 1시 30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지방세 체납자 압류 동산 공매’ 현장.


경기도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지방세 고액 체납자의 세금 징수를 위해 압류한 명품가방, 명품시계, 귀금속 등 동산에 대한 강제매각에 나섰다. 

도는 2015년 10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도내 19개 시·군의 고액·고질 체납자 104명을 대상으로 가택수색 및 동산압류를 실시해 이 중 28명으로부터 현금 2억 1200만 원의 체납액을 징수했다. 또한, 나머지 76명 가운데 분할 납부 등 납부의사가 없는 체납자 72명의 명품가방과 명품시계, 귀금속 등 동산 588점을 압류했다.

이날 열린 공매장에는 경기도 세원관리과, 고양시, 그 외 18개 시·군 관계자와 방문객 등 총 300여 명이 참석했다. 

서정덕 도 세원관리과장은 “그동안은 압류만 해놓고 세금이 납부되도록 했는데 압류 물품을 관리하기가 어렵고 현금화가 되기 어려웠다”며 “신속히 현금화를 시켜 체납을 해결하고 도의 재정에 도움이 되고자 기획했다”며 공매 배경을 설명했다.

서 과장은 이어 “오늘 공매 물품은 총 406건이고 감정평가액은 1억6340만 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악질 체납자의 압류 물품인 감정가 1710만 원짜리 명품시계도 포함돼 있다”며 “앞으로도 광역체납기동팀을 통해서 각 시·군의 체납자를 대상으로 현장 징수를 해 도내 체납자가 일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압류된 동산 588점 가운데 진품으로 판명된 359점과 지난해 10월 첫 공개 매각 때 판매하지 못한 47점을 합쳐 이번 공매 물품으로 내놨다. 

매각 대상 물품은 구찌, 루이비통 등 명품가방 74점과 피아제, 로렉스 등 명품시계 16점, 순금열쇠와 다이아몬드 반지 등 귀금속 316점 등 총 406점이었다. 특히 명품가방 진열대에 많은 주부들이 몰려 문의가 쏟아졌다.

김포에서 온 주부 하영자(34) 씨는 “핸드폰으로 최저가 검색을 해봤는데 훨씬 저렴하다”며 “세금 체납자들에게 압류한 물건들을 이렇게 공매하는 건 처음이라 신기했고 꼭 낙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반지를 보고 있던 김명숙(여·62) 씨는 “손녀가 조금 있으면 돌이여서 돌반지로 괜찮아서 봐 둔 게 있다”며 “입찰가가 예상이 안 돼서 걱정이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서 3시까지 방문객들이 입찰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30분 후 낙찰자를 발표해 수납이 진행됐다. 방문객들은 입찰가격을 서로 보이지 않으려고 손으로 가리고 자리를 옮기는 등 서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주인희(여·43) 씨는 “최저가격이 낮을수록 인기가 많아서 입찰가격이 높아질 수 있으니 신중하게 가격을 써야 한다”며 “평소에 비싸서 못 샀던 물건들을 이렇게 압류 공매라는 좋은 기회를 통해 접할 수 있어서 뜻깊다”고 말했다.

이번 강제매각은 체납자 소유의 명품 동산에 대한 전국 최초 자체 공매로 감정평가 전문업체에 의뢰해 감정가를 책정했다. 공매한 물품이 가품으로 판명될 경우 낙찰자에게 감정가액의 200%를 보상해주는 등 낙찰자 보호 장치도 마련됐다. 

한편, 도는 지난해 10월 227건의 압류 물품을 대상으로 1차 공매를 진행해 173건을 매각하고 7396만 원의 세금 체납액을 징수했다. 앞으로 고액·고질 체납자의 가택수색 및 동산 압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매년 2회씩 동산 강제매각을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