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개 D·E등급 멀쩡한데 C등급 정자교는 붕괴참사…'부실점검' 논란 확산
189개 D·E등급 멀쩡한데 C등급 정자교는 붕괴참사…'부실점검' 논란 확산
  • 송길용 기자
  • 승인 2023.04.13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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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내린 정자교 현장
무너져내린 정자교 현장 모습

전국에서 교량 189 개가 미흡(D등급) 또는 불량(E등급) 판정받았지만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반면, C등급 판정을 받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가 붕괴되자 부실관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해 정기 안전점검에서 정자교에 양호(B등급) 판정을 한 업체가 90일 동안 분당구 교량 68개를 모두 점검한 것으로 나타나 부실점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분당구는 지난해 하반기 교량 정기점검 용역을 발주하면서 68개 교량을 90일 동안 점검하도록 했다.

용역업체는 지난해 8월 29일부터 11월 26일까지 정자교를 포함한 68개 교량을 대상으로 포장균열 및 망상파손, 배수구 막힘, 연석균열, 슬래브 균열에 대한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분당구청의 ‘정자교 정기안전점검 결과표’에 따르면 당시 정자교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는 ‘중대결함은 없음’이었다. 또 정밀안전점검(긴급안전점검) 또는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지 않음’으로 기재돼 있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 정기점검에서 중원구는 전체 35개 교량을 141일, 수정구는 전체 14개 교량을 71일간 점검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점검 항목이 같기 때문에 기간을 길게 했다고 세밀하게 살펴보고, 짧다고해서 소홀하게 확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투입된 인원수와 숙련도에 따라서도 검사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 정자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부실점검 여부는 수사결과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자교 인도교 붕괴 사고와 관련해 구청직원 및 교량관리업체 관계자들을 대거 소환해 조사를 벌이며 전방위적으로 수사해 나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사고당시인 지난 5일부터 현재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청 교량관리팀 소속 직원, 안전진단 및 보수점검 업체 등 5곳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구청 관계자들은 2021년2~5월 당시 정자교에 대한 안전정밀점검이 이뤄졌을 때 관련된 직원들이다. 경찰은 직원들을 상대로 당시 전반적인 정밀점검 과정과 보수작업 이후의 조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자교에 대한 정밀진단 및 보수를 시행한 업체 등 5곳 소속 관계자들을 상대로는 주어진 업무를 소홀하게 이행했는지 여부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말 전국의 도로교량 중 189 개가 미흡(D등급) 또는 불량(E등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