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남FC 후원금 의혹' 네이버·차병원도 부정청탁 의심
검찰, '성남FC 후원금 의혹' 네이버·차병원도 부정청탁 의심
  • 송길용 기자
  • 승인 2022.12.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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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네이버 사옥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두산건설에 이어 네이버와 차병원 등의 후원에도 부정한 청탁이 존재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법조계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경찰은 성남FC 후원 의혹에 연관된 6개 기업 중 두산건설에만 혐의가 있다고 봤지만, 검찰은 지난 9월 사건을 넘겨받은 뒤 추가 압수수색 등 수사를 통해 관련 혐의를 입증할 정황을 확보했다.

지난 23일에는 최종 수사 마무리를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3자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 출석(28일)을 통보했다.

검찰은 네이버와 차병원 두 기업 모두에서 성남FC 후원에 부정한 청탁 정황을 확인했다.

네이버·차병원 등은 두산그룹과 함께 성남FC에 광고 후원을 한 기업들이다.

네이버는 39억원, 차병원은 33억원을 후원하고 각각 성남시로부터 제2사옥 건축, 옛 분당경찰서 부지 용도변경 등에 대한 인허가 편의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검찰은 지난 9월26일 네이버와 차병원, 주빌리은행 본점 등을 압수수색했고, 관련자 소환조사 등을 통해 각 기업이 처한 현안 해결을 조건으로 성남FC 후원이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성남FC 직접 후원에 대한 부담이 컸던 네이버의 경우 희망살림, 주빌리 은행을 거친 우회 후원을 택했다.

희망살림은 성남시의 '빚 탕감 프로젝트 협약'의 일환으로 2015년 3월 설치된 성남시금융복지상담센터를 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단체다.

성남시금융복지센터 설치 약 5개월 뒤 주빌리은행은행도 설립됐다. 목적은 '채무자 구제'였다. 장기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자들의 빚을 깎아 주거나 탕감해 주는 역할이었다. 이재명 대표와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장이 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을 맡았었다.

희망살림은 네이버로부터 빛탕감프로젝트 일환으로 받은 금액 중 3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비로 지급했다. 네이버는 성남시로부터 제2사옥 부지(분당구 정자동 1만848㎡)를 매입했다. 건물 용적률도 670%에서 913%로 상향됐다.

개원 이래 지자체에 33억원이라는 이례적인 후원을 한 차병원 역시 줄기세포 의료시설 건립에 혜택을 받았다.

제3자 뇌물공여죄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약속한 경우 적용된다.

해당 범죄가 성립하려면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하는데, 검찰은 이 대표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기업이 당면한 현안을 해소해 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성남FC에 대한 후원을 이행하도록 한 것으로 봤다.

한편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이재명 대표는 출석 요구 당일인 28일 민생 일정을 챙기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오는 27~28일 전남·광주에서 민생행보가 예정돼있다. 지난 21일 검찰 소환 통보 이후 이 대표는 해당 일정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민생 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