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본회의 보이콧' 단체문자 파문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본회의 보이콧' 단체문자 파문
  • 송길용 기자
  • 승인 2022.10.2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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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소집이나 추가 해명이 없어 "묻지마"식 파행에 대한 부담 커져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본회의장 모습 

 경기도의회가 경기도의 제2차 추경예산안을 상정조차 하지 못한 채 파행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민의힘 도의원들의 내부 불만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1일 경기도의회는 원포인트 임시회인 제36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등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 측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본회의 전날인 20일 염종현 도의장의 직접 중재를 통해 양당 대표가 만나 협상을 완료한 후 예결위 의결을 할 것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일 국민의힘 측 곽미숙 의원의 불참으로 결국 양당 대표 회동도 불발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번 파행의 원인을 더불어민주당이 제공했다면서 “계수조정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200억 원을 꼼수 증액시키려하다가 우리 당 위원들이 지적하자 적반하장으로 반발하며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에 대한 근거로 “꼼수로 증액시킨 200억 원을 국민의힘이 승인해주지 않으면 (더불어민주당이) 교육예산 3400억 원을 삭감하겠다”라는 입장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불참한 국민의힘을 규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해당 예산과 관련해 “(꼼수 증액이 아닌) 준공영제 강화를 위한 버스 유류비 200억 예산이다”라며 “이는 지난 버스파업 위기 당시 파업을 막기 위해 김동연 지사가 준공영제 강화를 위해 약속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한 교육예산 삭감 내용은 “아이들을 위한 스마트단말기 보급사업 예산 2700억이며 이는 일선 학교가 11월~12월에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발주를 1월에 하기 때문에 추경 대상이 아님으로 본예산에 반영하라는 것이지 사업자체를 취소하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계속되는 파행과 관련해 국민의힘 내부 분란도 확산되고 있다.

국힘 측 의원들 상당수도 대표단이나 대변인단의 일방통행식 본회의 참석 보이콧 요청이나 예산안 심의 거부 등과 관련해 전체 의원들에게 정확한 배경설명이나 취지 전달없이 진행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A의원 “적어도 의원총회를 열어서 무엇 때문에 파행이 된건지 설명 정도는 해야지, 당 명의(경기도의회 교섭단체 국민의힘 의원 일동)로 규탄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내면서 설명한번 없었다. 의원총회를 해서 의원들의 총의를 모은 후에 성명서를 발표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소통의 부재를 강하게 지적했다.

B의원은 “우리들한테도 말은 해야 되잖아. 어떤 어떤 일이 있어서 우리가 파행을 하고 이쪽에서 우리는 어떻게 제시를 했다. 이런게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또 다른 의원도 “뭔가를 결정하고 상대당과 싸우거나 협조하거나 하게되면 적어도 의원총회라도 열어서 설명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처럼 이번 추가경정예산안 파행사태에 대해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다수 의원들의 반응은 정도의 차이일 뿐 별반다르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21일 국힘 측 도의원 19명은 성명서를 통해 “추경 예산안 심사를 파행으로 몰고 간 더불어민주당의 꼼수를 도민 여러분께 공개합니다!!!”라며 비난의 화살을 더불어민주당 측으로 돌렸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성명발표와 관련해 불거졌는데, 정작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 일동’으로 발표한 성명과는 달리 국힘 대다수 도의원들은 내용은 물론 기자회견 여부조차도 당일 성명서 발표에 참여한 이들외에는 공유되지 않았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은 국힘 기자회견에 앞서 ‘민생예산 심의 중 사라진 국민의힘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78명 도의원 전원이 참석했다. 더민주 도의원들은 이날 오전에 의원총회를 통해 지금까지의 상황을 듣고 규탄 성명발표 등의 대응방안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지며 대조를 이뤘다.

이에 더해 더불어민주당 유호준(남양주6) 도의원은 자신의 SNS에 “경기도 추경안 처리 실패와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의 추경안이 모두 무산됐다”며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정말 분노하는 것은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에 의회에 오지도 않고 지역구 행사를 다녔다”며 일부 국민의힘 도의원을 질타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도의회 교섭단체 국민의힘 대표단은 긴급알림을 통해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장에 불참할 것을 통보식으로 문자발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진행과정 등에 대해서는 의총소집이나 추가 해명이 없어 "묻지마"식 파행에 대한 부담만 전체 국민의힘 의원들의 몫이 되고 있다는 불만들이 표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