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성남시의료원 주변 상가... 왜?
'불' 꺼진 성남시의료원 주변 상가... 왜?
  • 송길용 기자
  • 승인 2017.08.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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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립의료원 앞 도로변 상가 월세, 매매가 100% 올라
내년 7월 개원 앞두고 약국, 요양원, 오피스텔, 원룸 등 인기

내년 7월 개원을 앞둔 성남시의료원 주변 상가지역이 서울등지의 부동산업자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의료원 개원에 따라 약국, 요양원 개설을 노린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어둠이 내리는 초저녁, 성남시의료원 건립공사장 앞 도로변 상가d의 간판불이 꺼져있다.

17일 인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수정구 태평2동 성남시의료원 공사장 앞 도로변 일대 상가 건물값이 지난해 대비 100%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원 정문에 위치한 B빌딩 전용면적 134.91㎡(4층)는 지난해 17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동일면적의 옆 건물이 35억원대에 거래되는 등 1년새 100%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료원 정문 앞 도로변에 위치한 상가 건물 6동은 지난 6월부터 세입자를 내보내고 내·외부 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6개 건물 가운데 5개 건물이 서울 등지의 부동산이 매입해 약국이나 요양원, 기타 병원의료기기 판매점 등을 유치하고 있다.

실제로 의료원 앞 D상가 1층(32㎡)에 약국을 개설하기 위해 인근 부동산을 찾은 김모(46)씨는 허탈한 웃음만 짓고 돌아서야 했다. 10평 남짓 1층 상가의 임대료(월세)가 200여만원대로 지난해 보다 많게는 130% 오른 가격에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같은 건물의 2~3층(30~35평) 역시 지난해까지 월 80여만원 대에서 계약이 성사됐지만 지난 6월부터는 월150여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상가 임대료가 100% 이상 오른 것은 이곳만이 아니다. 인근 크고 작은 건물들이 덩달아 월세를 올리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업자의 전언이다. 의료원 후문에서 8년째 중국음식점을 하고 있는 김모(52)씨 역시 다음달 9월말까지 상가를 비워야 할 판이다. 월세가 7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60만원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같이 성남시의료원 개원에 따른 부동산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요인 가운데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의료원에 종사하는 직원의 수가 1,000여명 이상인 점과 이에 따른 유동인구가 하루 2~3천여명에 이를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즉 원룸 등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한집 건너 약국과 요양원 등이 들어선다고 가장할 때 과연 몇 집이나 살아남을 수 있겠냐?, 공급이 수요를 크게 초과한 점을 관과 해서는 안된다며 당장 눈앞에 보이는 높은 수익률만을 고려하고, 추후 발생될 수 있는 리스크를 간과 한다면 그건 투자가 아니라 애물단지를 가진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성남시의료원은 오는 2018년 7월 개원을 목표로 1천931억원의 예산을 투입, 건축 연면적 8만2천819㎡, 지하 4층, 지상 9층 규모로 건립되며, 501병상, 22개 진료과, 43개 진료실을 갖추며, 66명 전문의가 상주하게 될 예정으로 8월 현재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