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 없는 법무부 성남보호관찰소
갈곳 없는 법무부 성남보호관찰소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3.05.2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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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함께 살아가는 성숙한 시민의식 보여야"
김대중과 넬슨 만델라의 공통점은, 각기 자국의 대통령이었으며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고, 그리고 교도소를 다녀 온 점이다.
 
독립운동가인 유관순 열사와 안중근 의사는 감옥에서 타계했으며, 임시정부를 이끈 김구 선생과 인도의 간디도 수감 경험을 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갑'에 해당하는 사람 중, SK와 한화그룹 회장이 현재 복역 중인데도, 성적이 우수한 대학 졸업자들은 이들 회사에 입사를 하려고 피나는 노력 중이며,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도 고역을 겪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로 부터 존경을 잃지 않고 있다.
 
근래 히트한 레미제라블과 빠삐용, 쇼생크 탈출 등 감옥과 연관된 영화들이 관객에게 큰 감동을 부여했고, 김구 선생이나 인도의 간디, 오적 시인 김지하, 사형 1초전에 살아난 러시아의 문호 도스도예프스키 등 유명한 문학가들도 교도 행정의 맛을 본 분들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쁜 죄를 짓고 교도소에 가지만, 아닌 사람도 많다는 얘기다. 구미동에서 시작하여 야탑동으로 예정됐다가 다시 수진동 현 청사에 자리 잡으려던 천덕꾸러기 법무부 성남보호관찰소가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밀려서 결국 야탑동으로 옮겨 온다며, 야탑동 주민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결사 반대 시위 중이다.
 
보호관찰이란 형사재판이 끝난 사람에게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국가에서 관찰을 하는 제도다. 감옥에 갈 정도의 죄를 짓지 않았으니 사회봉사를 하던가 교육 수강을 착실히 해서 다시는 재범을 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아주 훌륭한 제도다.
 
형법상 보호관찰은 형벌이 아니며, 피고인이 가지고 있는 장래의 위험성으로 부터 행위자를 보호하고 사회를 방위하기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민주주의의 남용(?)으로 인해서, 필수 국가 기관이 들어설 곳이 없고, 구속되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들이 배척을 당한다. 이들에게 사회 봉사를 시키고, 다시는 나쁜짓 하지 않도록 관찰하는 일에 전 시민이 관심을 갖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 또한 우리 모두의 의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진 돈이 29만원뿐인 전 대통령이나 수 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그룹회장 보다 훨씬 더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일지라도, 피의자의 신분이었던 사람들이 주변에 득실거리면 불안한 심정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법무부는 권위주의적인 이미지를 버려야하고, 자치단체는 함께 살아 가야하는 우리 시민이라는 인식하에 보호 관찰자에 대한 올바른 홍보를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