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상민 탄핵" 여 "정치 공세"…이태원 청문회서 유족 명단 충돌도
야 "이상민 탄핵" 여 "정치 공세"…이태원 청문회서 유족 명단 충돌도
  • 김현식 기자
  • 승인 2023.01.0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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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는 6일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2차 청문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놓고 충돌했다. 야당은 이 장관에게 집중 공세를 가하며 사퇴를 촉구했고 용산구청의 대응을 질타한 여당은 야당이 정치공세에 치중하고 있다고 맞섰다.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2차 청문회를 진행했다. 청문회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사 이후 유가족을 보호하고 위로해야 할 정부가 교묘한 방법으로 유가족을 고립시키고 지금도 고통을 주고 있다"며 이 장관을 향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겸허히 머리 숙이고 사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저에게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하자, 천 의원은 "사퇴를 못 한다는 것이 보인 생각인가, 윤석열 대통령 생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 행안부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명단을 서울시에서 제공받았는지 여부를 두고 '위증'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 장관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더 거세졌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 장관은 서울시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유가족 명단을) 넘겨주지 않았다고 했지만, 서울시는 지난 기관보고에서 참사 이틀 후인 지난해 10월31일 3차례에 걸쳐 유족명단, 연락처가 포함된 사망자 명단을 행안부에 제공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에 "유가족 명단을 어떻게 볼 것이냐가 문제"라고 해명했다. 또 "행안부 비서실에 물어보니 비서진이 기억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명단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서울시가 안 준다고 생각하고 얘기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답변에 장 의원은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 무책임함을 보인다"며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다면 국회가 책임지고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고 "지나치게 사퇴를 강요하고 증인의 발언을 위증으로 단정하고 나아가 탄핵까지 언급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 역시 "(야당이) 이상민 증인에게 사퇴 안 하면 탄핵하겠다는 정치적 공세 중"이라며 "오늘 열리는 청문회는 진상규명보다 결국 이상민 탄핵을 위한 증거 수집 차원에서 열리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증인들이 명확하게 답변해 진위 여부를 가리는 게 청문회의 목적"이라고 했고, 천준호 민주당 의원도 "청문회의 목적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고 (증인들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데 위증을 밝히는 게 청문회의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대응 문제를 비롯해 '닥터카' 논란에 휩싸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 문제로 반격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박 청장을 향해 "언론에 확인된 당시 행적과 발언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심문 당시 주최자가 없는 행사여서 지자체에 책임이 없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또 참사 이후 휴대전화를 교체한 박 구청장의 행적도 비판했다.

같은 당 김형동 의원은 신현영 민주당 의원을 거론하면서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 등을 향해 질의를 쏟아냈다.

"신 의원의 선의는 폄하하려는 게 아니다"면서도 당시 신 의원의 행적을 비판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조규홍 장관은 "(신 의원의 행동은) 매뉴얼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행위"라며 "어떻게 그런 게 있었는지 경위를 따져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