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기재위, ‘추경’ 파행 놓고 여・야 책임 공방 가열
경기도의회 기재위, ‘추경’ 파행 놓고 여・야 책임 공방 가열
  • 송길용 기자
  • 승인 2022.09.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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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측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엄중한 경제 상황임을 강조하며 경기도 기금까지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전출 근거가 모호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국민의힘 측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전출 근거가 모호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경기도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담당하고 있는 경기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둘로 나뉜 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지미연)는 지난 26일 제363회 임시회 제2차 회의에서 「2022년 제2회 경기도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에 대한 심의 중 국민의힘 측의 이견이 이어지던 가운데 결국 파행됐다.

이어 27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는 오전에는 국민의힘 소속 기재위 의원들이, 오후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재위 의원들이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파행책임에 대한 공방을 벌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측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엄중한 경제 상황임을 강조하며 경기도 기금까지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전출 근거가 모호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 김두일 기자

포문은 국민의힘이 먼저 열었다. 국민의힘 측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엄중한 경제 상황임을 강조하며 경기도 기금까지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전출 근거가 모호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추경안의 주요 재원이 기금에 있어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추경안’보다 먼저 협의하지 않고 동시에 제출하는 것은 의회 무시 행태 ▲기금 전출 근거가 모호하다며 관련 조례상 ‘지역경제 상황의 현저한 악화’라는 규정은 자의적 판단에 의존한 것 ▲전임 지사 중점사업, 신임지사 공약사업, 산하공공기관 운영비 등 추경편성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업들이 대거 편성 ▲재정 악화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대비 등을 지적하며 '추경예산안 예비심사 파행' 책임이 김동연 집행부와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에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기재위 위원들을 향해 “(집행부의)도의회 무시 행태를 비판하기는커녕 오히려 한통속이 된 것처럼 회의에 불참한 것이다”라며 “입으로는 도민의 입장에 서겠다고 말하면서 행동으로는 도지사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것은 의회의 책임을 방기하고 의회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밝힌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의 입장은 달랐다. 위원들은 ▲집행부의 ‘기금운용계획 변경안’과 추경예산안 동시 제출은 ‘예산총계주의 원칙’ 등 관련 규정에 따른 것 ▲통합재정안정화기금 9000억 원의 일반회계로 전출은 경기도 조례의 상위법인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 기본법’ 등 근거 규정이 명확함 ▲‘제조업 경기 악화 가속화’, ‘수출실적 7월 기준 전년 동기대비 8.8% 급감’, ‘소비자 물가 8월 6.3%, 9월 5.7%로 매달 치솟는 등 엄중한 경제 상황’이라며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이어 국민의힘 기재위 위원들에게 “민생의 어려움은 들리지 않는다는 말인가?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재원 9000억원을 일반회계로 전출하는 것에 온갖 트집을 잡는 것은, 이번 민생추경을 발목 잡겠다는 정치적 의도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특히 지미연 기획재정위원장에 대해 “이번 상임위원회 회의 시작부터, 동 기금의 일반회계 전출에 대해 부정적인 의도를 보이며 일방적으로 정회를 선언하는 등 편파적인 회의를 진행하였다”며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상임위원회를 운영해야 하는 상임위원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태이다”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또,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이 회의에 불참했다는 국민의힘 측의 기자회견 내용은 말로만 협치를 운운하면서 갈등을 부추기는 심대한 거짓 주장이다”라면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기획재정위원들은 도민의 민생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며 엄중한 경제상황 속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민생추경을 통해 도민의 어려움을 보듬고 함께 할 것이다”라고 추경예산안 원안가결 의지를 드러냈다.

이처럼 추경예산안 예비심사 과정에서 파행에 이어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결국 본회의에서 표결로 결정되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라며 “추경예산이 통과되지 못할 시 도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의원들의 부담이 크다고 본다. 이로 인해 본회의 표결로 가게 되면 의장선출 때와 비슷한 상황이 예측가능하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여・야 동수로 구성됐으며 이날 기자회견에는 위원장인 지미연 의원(국민의힘 용인6)과 위원인 이채명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양6)이 위원장직과 개인 사유 등으로 각각 기자회견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