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 통증, 무혈성괴사 의심
사타구니 통증, 무혈성괴사 의심
  • 송길용 기자
  • 승인 2022.07.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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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범 원장, "골반이나 사타구니 통증이 특정 자세에서 나타나면 병원 찾아야"
연세스타병원, 잦은 음주, 과도한 스테로이드제 사용이 원인인 경우 많아

 

허동범 원장
허동범 원장

고관절 사타구니가 아픈 사람들이 종종 있다. 보행 시 발을 디딜 때 사타구니 통증이 심해서 절뚝거리게 되는 질환이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을 때도 통증이 심해지는 이 질환은 고관절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대표적 증상이다.

허벅지 뼈 위쪽 끝부분에 골반골과 맞물려 있는 대퇴골두는 공모양처럼 둥그렇게 생겼다. 이 대퇴골두로 유입되는 혈류가 차단돼서 뼈 조직이 괴사되어 무혈성괴사가 발생한다. 이렇게 괴사된 대퇴골두에 압력이 꾸준히 가해지면 괴사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서 통증이 발생하고 고관절의 손상을 초래한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은 “무혈성괴사는 잦은 음주 및 스테로이드제의 장기간 과도한 사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도 신장 질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외상으로도 발병할 수 있고, 고관절 골절로도 발병할 수 있다. 비교적 젊은 층인 30~50대에서 주로 발생하고 남성에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에 술을 줄이고, 스테로이드의 과도한 사용을 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사타구니 통증이 대표적이지만 외관으로도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괴사 부위가 함몰될 때 다리 길이가 짧아지는 증상이다. 한쪽만 함몰했다면 다리 길이가 서로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양쪽이 함몰됐다면 양쪽 다리가 모두 짧아질 수 있기 때문에 키가 줄었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사타구니에 통증이 발생하고 시간이 상당히 흐른 경우에는 고관절 전체에 이차적인 퇴행성 변화가 진행될 수 있다. 관절 간격이 좁아져서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괴사가 있지만 범위가 적은 경우에는 초기 집중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프롤로 주사를 통해 손상 부위의 재생을 돕는 주사치료를 하면서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등의 물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또한 소염진통제 처방과 휴식을 통해 염증과 통증을 줄여가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괴사가 많이 진행되어 대퇴골두의 함몰이 나타난 경우에는 수술치료를 해야 한다. 심한 경우에는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그 전 단계라면 대퇴골두에 구멍을 뚫어 내압을 낮추는 수술인 중심 감압술을 할 수 있으며, 손상된 연골을 제거하고 재생을 도울 수 있는 다발성 천공술도 고려할 수 있다.

허동범 정형외과 전문의(연세스타병원 병원장)는 “무혈성괴사가 발생했더라도 통증이 없을 수도 있고, 일시적인 통증이라면 치료가 필요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자세를 취할 때 자주 아프다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건강은 남이 챙겨주지 않는다. 스스로를 챙겨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