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정 칼럼>우리는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권순정 칼럼>우리는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 권순정
  • 승인 2022.07.0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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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어느덧 나도 노인으로 가는 길목으로 서서히 들어서고 있다.

젊은 층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인도 아닌 그 어정쩡한 자리에 서 있다.

요즘 기업들의 마케팅을 보더라도 MZ세대와 시니어 세대들이 공략의 대상이 되다 보니

딱 두 개의 계층만 존재하는 것 같아 은근히 끼어있는 세대인 난 불편하다.

그런 낀 세대인 나는 요즘 늙은이가 아닌 어른으로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누구의 세상도 아닌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다 보니 더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며칠 전 나이가 지긋이 있는 분이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에 오르자 앉을 만한 자리를 물색이라도 하듯 두리번거리시더니 한 학생의 옆에 딱 붙어 앉아있는 학생을 계속 밀고 계셨다.

노인의 그런 행동이 불쾌했는지 인상을 쓰며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가버린 학생의 모습.

아직까지는 자리를 양보받지 않아도 되는 낀 세대인 나는 먼저 좀 일어나지라는 생각과 함께 얼마 전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 아가씨에게 에휴 하루 종일 일하고 힘들텐테.. 난 금방 내려요라고 말하던 온화한 미소의 할머니 얼굴이 교차했다.

어쩔 때는 앉아 조는 사람들 당혹스럽게 당당히 "좀 일어나"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요즘 젊은것들 싹수없어!

가정교육이라곤 눈꼼만치도 없다니깐!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며 혀를 차신다.

무조건 좌석 앞에서 내 자리 내놔! 식으로 밀치고 있는 노인분들은 버스 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집에 와서 딸에게 물었다.

딸아~ 버스 안에서 너는 양보하니?

유독 버스기사님께 인사를 잘하는 딸아이.

예의가 바르니 분명 나가서 싹수없다는

얘기는 듣지 않겠지! (엄마들만의 착각일 수 있다)

딸이 " ~ 그런데 자리 양보하기 싫은 할아버지 할머니들 있어.

무조건 다리를 미는 사람들, 일어나려고 하는데 일어서기도 전에

엉덩이부터 갖다 미는 할머니들은 솔직히 짜증 나.

엄마는 절대 늙어서 그러지 마!~~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옆에 있던 큰애가 입이 떡 벌어지는 소리를 한다.

엄마 내 친구는 그때 다리 깁스해서 버스에 앉아있는데 어느 할아버지가 지팡이로 머리를 때렸데..... 일어나라고.......... 그래서 친구가 다리를 보여주며 깁스했다고 하니깐 혀를 차시면서 일어나라고 했데.

저 이야기를 듣고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사실 너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난 어떤 이름으로 노년을 맞이하게 될까 생각을 하니 깊은 한숨에 현기증이 난다.

나이 드는 것도 슬픈데 왜 이리 사회가 요구하는 것도 많은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잇값이 필요한 것 같다. 말실수하면 나이 먹고 저런다는 소리를 하고 행동을 잘못하면 나이를 어디로 먹었냐는 소리를 한다.

때로는 나이 먹은 게 자랑이냐! 는 소리도 들을 수 있으니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버스 안 할아버지가 차시던 혀끝 소리에 난 이런 생각을 잠시 했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행동하는 것만큼 대우를 받는다.

젊은 사람들도 자기들끼리 예의 없이 행동하고 이기적이고 배려심이 없으면 그 무리에서 같이 어울릴 수 없듯. 모든 사람은 다 나이와 상관없이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것을 싫어한다.

노인분들은 요즘 젊은것들 싹수없어”!라는 말을 한다.

젊은 사람들은 늙으려면 곱게 늙지 “!라는 소리를 한다.

어려서 행동을 잘못하면 부모가 욕을 먹고

나이 들어 행동을 잘못하면 자식이 욕을 먹는다.

이렇게 우리는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은 생을 살아가고 있으니 중심을 잘 잡고 살아야겠다.

 

난 요즘 나이 들어 슬픈 것이 아니라 중심을 잃을까 두렵고 무섭다

어른이 덜 된 나로 인해 자식이 욕을 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