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정 칼럼> "60년생이 몰려온다"
<권순정 칼럼> "60년생이 몰려온다"
  • 권순정 교수
  • 승인 2022.06.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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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노인특화거리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권순정 동서울대 외래교수
권순정 동서울대 외래교수

 얼마 전 국민 MC이자 국민오빠였던 큰 별이 떨어졌다.

그렇게 송해 선생님은 향년 95세에 생을 마감하셨다. 종로에는 송해거리가 있다.

가끔 종로에 가면 그 거리를 나도 걸을 때가 있다. 홍대가 젊음의 거리라면 종로 송해거리는 은빛거리 제2청춘의 거리이다.

노인들에게 이 거리는 추억의 소환장소이며, 가벼워진 노인들의 주머니 사정에 맞춰 막걸리 한잔에 흥을 돋울 수 있는 곳이 꽤 많다. 노인들이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기며 시간을 보내기에 송해거리는 딱 안성맞춤이다.

언제부터인가 유명인들의 이름을 따서 거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종로의 송해거리부터 대구의 김광석거리를 비롯해 울진의 만화가 이현세 거리까지 다양한 거리가 있다. 그중에서도 송해거리는 노인들의 특화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노인들로 늘 부쩍거린다.

그러나 노인들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송해거리에 나가면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몇 가지들이 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쓰레기와 술병들 대낮부터 술에 취해 갈지자를 그리며 여기저기 비틀거리는 노인분들의 뒷모습, 어디서 올라오는지 모르는 암모니아 냄새가 때로는 노인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으로 다가서게 만든다.

나갈 때는 기분 좋게 나가지만 돌아올 때는 아쉬움을 담고 돌아올 때가 많다.

뿐만 아니라 정작 송해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송해 선생님의 사진 몇 장과 동상만이 그 거리를 상징하고 있을 뿐 송해 선생님의 업적을 볼 수 있는 만만한 장소 하나 없음이 아쉬움을 남긴다. 혹자는 뭐! 그런 것까지 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선생님의 생을 돌아보면 단순한 장수 프로그램의 MC를 넘어온 국민들과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많은 국민들에게 웃음과 감동 그리고 희망을 선사한 사람이었다.

어찌 보면 선거 때만 반짝 인사하는 정치인들 보다도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그의 죽음을 많은 국민들이 애도하고 있는 것이다.

조용히 생각해보면 지난 대통령들의 기념관 도서관도 중요하겠지만 이런 분의 추모관이 더 가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동안 각 지자체에서 관광이나 홍보용으로 유명인들의 이름을 따서 거리를 조성하였다. 송해거리 또한 예외는 아니다.

송해 선생님이 늘 자주 갔던 거리이고 같이 나이 먹어가는 노인들과 추억을 쌓았던 곳 송해거리는 노인특화거리로 여전히 많은 노인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노인특화거리로 거듭나기 위해서 이 거리에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한다.

노인특화거리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지저분하고, 편히 앉아 쉬어갈 수 있는 쉼터나 편의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

이제는 유명인의 이름을 딴 홍보용에 그치는 거리를 새로이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든 거리에 대한 유지 및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지금의 노인세대는 예전의 노인세대와는 다르다. 삶의 수준이나 환경, 삶의 만족을 추구하는 세대이다. 또한 새로운 소비의 주체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걸맞은 노인문화 및 그들을 위한 놀이공간을 위한 거리 조성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술집과 먹거리로만 가득 찬 거리, 괘괘한 냄새와 쓰레기가 난무한 거리로만 유지된다면 유명무실의 노인특화 송해거리가 될 것이다.

이제 고인이 된 송해 선생님의 송해거리가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는 말로만 하는 추모가 아니라 종로구 문화관광부 서울시가 나서서 시설과 거리의 재조성이 필요하다.

달라지는 노인문화 그들의 니즈와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 것이 진정한 노인특화거리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이다.

일요일 오후 이제는 더 이상 딩동댕 전국 노래자랑을 힘 있게 외치던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다. 그러나 송해거리는 국민 모두의 가슴에 여전히 웃음을 주며 감동을 주던 국민 MC로 송해거리라는 명성 앞에 진정한 노인특화거리로 모두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며,

그렇게 노인특화거리 60년생이 몰려오고 있다.

 
권순정 외래교수 프로필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체육학 박사(스포츠여가학)
동서울대학교 외래교수(現)
프로패셔널 스탠다드 선수 (前)
KTV 국민기자(2019)
동작FM댄서의 순정 진행자
동서울대학교 겸임교수(前) 
수원과학대학교 겸임교수 (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