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수렁' 출구도 못 찾는 野…성찰 대신 계파갈등 '네탓' 공방만
'2연패 수렁' 출구도 못 찾는 野…성찰 대신 계파갈등 '네탓' 공방만
  • 김현식 기자
  • 승인 2022.06.06 1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복도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6·1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발표한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국회의원·당무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동취재) 2022.6.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제20대 대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2연패한 더불어민주당이 좀처럼 깊은 패배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거 참패로 계파 갈등은 전면으로 부각됐고, 이를 수습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역할과 차기 전당대회 등 갖가지 사항에서 충돌 양상이 이어지면서다.

6일 민주당에 따르면 6·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원인을 둔 책임 공방, 계파 갈등은 주말까지 불거지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선 '이재명 책임론'을 띄우며 대선 후보이자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 의원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는 반면 친명(친이재명) 진영에선 특정인(이재명 의원)에게만 책임을 모두 전가한다며 반박하고 있다.

친문 수장 격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국회의원 때문에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를 한다"며 "잘못된 것 아닌가. 민주당이 참패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면 우리가 패배했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재명 의원의 인천 계양,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출마"라고 지적했다.

반면 지난해 민주당 내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의원을 공개지지했던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선거 끝나자마자 특정인(이재명 의원)을 대상으로 책임론을 거론했다는 것이 내용이 어떤 것인지든 간에 예의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민 의원은 "자꾸 특정인, 특정한 사람을 두고 책임을 물으려는 것은 옳지 않다. 책임에 경중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민주당의 집단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8월 전당대회 룰을 놓고도 계파 간 미묘한 갈등이 엿보인다. 당내 강경파 혹은 이재명계 의원들은 권리당원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친문 진영 의원들은 기존 룰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예비경선은 중앙위원회 대의원 투표로 치르고, 본투표는 전국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서 '대의원제'를 폐지한 것을 예로 들며 "개인에 대한 평가나 배제가 논의 중심이 아니라 이 당을 어떻게 당원 중심으로 만들 것인가가 중심"이라며 "계파적 관점에서 벗어나 당원 관점으로 가야 된다"고 말했다.

반면 홍 의원은 "지금 당도 어렵고 복잡한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룰을 바꾼다는 것은 당에 굉장한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1, 2년 해 온 것도 아니고 그런 것들을 존중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된다"고 했다.

이처럼 선거 패배 책임과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앞둔 계파 대리전 양상이 가속하는 가운데 이를 수습할 새 '혁신형 비대위'의 역할을 둔 당내 의원들의 해석 역시 정제되지 못하고 있다.

안 의원은 혁신형 비대위의 역할에 대해 "당내 기득권 카르텔을 깨고 당원 중심의 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혁신'을 강조한 반면 우상호 의원은 TBS라디오에서 "이번 비대위는 8월 전당대회까지를 관리하는 2개월짜리기 때문에 비대위를 누가 하냐 문제는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고 '관리'를 강조했다.

이에 당 안팎에선 자중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은 모두 친문이었고 모두 친명이었다"며 "민주당이 계속 개혁의 페달을 밟지 않으면 개혁의 길 위에서 쓰러진다. 개혁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쓰러진다"고 했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과 지선의 패배 원인을 진지하게 되돌아보며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것이 자칫 당권 투쟁으로 비쳐서 국민의 냉소와 무관심을 자초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