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버' 맞서 회기 강제 종료…국민투표에 가처분까지 '충돌 격화'
'필버' 맞서 회기 강제 종료…국민투표에 가처분까지 '충돌 격화'
  • 김현식 기자
  • 승인 2022.04.2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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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규탄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4.2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검수완박) 법안을 다룰 국회 본회의가 27일 자정을 기점으로 종료됐다. 임시회가 종료되면서 검수완박 법안 저지를 위해 국민의힘이 신청한 필리버스터는 자동으로 종료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5시5분쯤 박병석 국회의장의 사회로 '제39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었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박 의장 주재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회동했지만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헤어졌고, 이후 박 의장은 본회의를 소집했다.

본회의 첫 번째 안건은 '제395회국회(임시회) 회기 결정의 건'으로 가결됐다. 이는 당초 오는 5월5일까지인 이번 임시회의 회기를 이날(27일)까지로 단축하는 안건이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일찍 끝내기 위한 민주당의 전략이다.

이후 박 의장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개정안은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에서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4개 범죄를 제외하고 부패범죄, 경제범죄만 남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선거범죄에 대해선 올해 12월31일까지 종전의 규정대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경과조치를 뒀다.

또한 검사는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사법 경찰관이 송치한 범죄는 제외)에 대해선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고, 검찰총장은 부패범죄 및 경제범죄에 대한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부의 직제, 소속 검사 등의 현황을 분기별로 국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검찰청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했다.

권 원내대표가 첫 번째 주자로 나와 오후 5시13분쯤부터 오후 7시14분까지 2시간1분 동안 검수완박법 반대토론을 했다.

앞서 박 의장 중재안에 합의했던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 뜻은 여야 합의보다 무겁다. 민주당의 재협상 거부는 국민과 맞서 싸우겠단 오만의 정치일 뿐"이라며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민주당 검수완박 원안은 기만적 정치 공학의 산물"이라며 "정권 인수 시기에 이같은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통령 권력으로 간신히 틀어막던 지난 5년 동안의 민주당 정권의 부정부패 실체가 국민 앞에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발언에 반발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그렇게 당당하고 떳떳하고 부정 비리가 없었다면 수사권을 뺏지 말고 그대로 둬라. 검찰로 하여금 고위공직자, 정치인 부정부패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고 파헤치도록 놔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오후 7시15분부터 8시30분까지 1시간15분 동안 검수완박 찬성 토론을 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나중에 구속될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가짜뉴스다"며 "이 문제의 본질은 딱 한 가지다. 모든 수사는 민주적으로 통제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앞서 여야가 합의한 것을 소개하며 "권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도 하고 중진 의원이다. 정말 국회에서 제대로 정치를 좀 하시는 분이구나 하고 엄청나게 고마워했다"며 "비록 합의는 뒤집혔지만, 국민의힘에서 (합의를) 깼지만 내용적으로 합의를 유지하는 법안 통과를 통해 합의 정신과 미덕을 살려 나가자"고 권 원내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또 "국민들을 가르는 이 역사는 문재인 정부 5년을 마무리하면서 끝내야 한다"며 "새로운 윤석열 정부는 이 소모적인 대결, 싸움에서 벗어나 조금 더 자유롭게 국정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고 강조했다.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필리버스터 중 가장 긴 시간은 오후 8시30분부터 오후 11시21분까지 2시간51분 동안 반대토론을 했다.

김 의원은 "검찰 선진화니, 수사·기소 분리니 (민주당 주장은) 다 거짓말"이라며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산자부 원전비리, 울산시장 개입사건에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지난 5년 동안 뭐하다가 이제 와서 하는가. 이유는 딱 한 가지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을 감싸는 것은 공포"라고 지적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오후 11시22분부터 58분까지 36분간 찬성 토론에 나서 자신과 고(故) 김재윤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를 '기획 수사'라고 주장하며 검수완박법안 찬성 토론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왼쪽),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검수완박) 관련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이 끝나자 본회의가 산회, 퇴장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2.4.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여야는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본회의 개의를 통해 민주당이 검수완박법 통과에 속도를 내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국민투표' 가능성은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국민적 상식을 기반으로 해서 헌법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 당선인 비서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국민투표를 부치는 안을 보고하려 한다"며 "비용적인 측면에서 6·1 지방선거 때 함께 치른다면 큰 비용도 안 들고 국민들께 직접 물어볼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도 필리버스터에서 "국민투표에 부쳐보면 누구의 주장이 더 옳았던 것인가에 대해서 저는 확인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지 아닌지, 직접 물어보는 게 민주당의 망상을 깨는 방법 아니냐는 차원에서 나온 아이디어 아닌가 생각한다"고 국민투표 실행에는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투표는 통일·외교·안보에 관한, 국가 안위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 국민 뜻을 받도록 돼 있는데, 검찰 제도를 제대로 바꿔내자고 하는 것이 국가의 안위 문제냐"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현 제도에서 국민투표는 불가능하다. 국민투표법에 대해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가 국민투표법 14조1항이 '재외국민 투표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에 불합치한다는 결정을 내린 이후 2015년말까지 국민투표법이 개정되지 않아 2016년부터 7년째 효력을 상실한 상태다.

선과위는 법개정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국민투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국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개정안 통과도 쉽지 않고, 만약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이에 따른 세부적 규칙을 논의해야 해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기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법안이 위법적인 절차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됐다며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으로서 해당 법안을 발의한 민 의원이 '위장 탈당'해 무소속으로 안건조정위의 소수당 몫으로 들어가 법안 처리에 앞장선 것은 이해충돌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논리다.

국민의힘은 "국회법상 심의, 표결권을 명백히 침해받았고 위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면 신청인들의 권한 침해를 회복할 수 없다"면서 "헌재의 조속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