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로 문명화된 자급자족시대
고도로 문명화된 자급자족시대
  • 전하진
  • 승인 2015.01.28 2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라지는 일자리를 붙잡을 수 있는가?

산업화의 역군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성과를 얻었던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를 하고 있다.
이들이 대략 7백만 정도가 된다고 한다.
일자리가 없어 매일 등산을 다니거나 소일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과연 어떤 생산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지 걱정이다.
산업화의 필요에 의해 탄생한 학교시스템을 통해 정답만을 배워 온 청년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인류의 새로운 문명이 시작되는 지금 그들이 정답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 정답일리 없다. 그러다 보니 가진 지식과 기술을 필요한 곳이 많을리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예상컨데 지금의 일자리 중 상당부분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실업자들에게 일자리 없는 삶이 이어지도록 방치할 수 는 없다.
그런 끔직한 일이 오기 전에 현명하게 문제를 풀어야 한다.

문제의 근본에 시대 변화를 상상하며 다시 들여다 보자.
자 우리가 일을 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아주 단순하게 대답하면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좀 더 거창하게 말하면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리라.
산업화 이전의 농경사회는 대부분의 의식주를 직접 해결하였다. 잉여생산품이 있을 때 물물교환정도가 고작이었다.
그 이후 산업화가 이루어지면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이런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동력은 도시로 몰려들고 이들은 직접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급여를 받아 그것으로 의식주를 해결하기 시작하였다.
돈(Money)가 탄생한 것이다.
급여노동자들이 많이 지면서 농어촌도 기업화가 이루어지고 결국 의식주는 돈을 벌어서 하는 간접형태로 바뀌게 된다.
사실 이 과정에서 의식주를 직접 하는 것보다는 훨씬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되고 또한 삶의 의미를 추구할 수 도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 사람들이 그다지 많아 보이진 않는다.
우선 돈을 벌기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었다.
가장 한 사람의 노동력도 부족해 여성들까지 나서야 하고 그러다 보니 육아를 다른 이에게 맡겨야 되는 일도 벌어진다.
결국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인데 그 시간을 너무 빼앗기다 보니 진정한 삶의 의미를 추구할 내 시간을 다 도둑맞는 형국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그 마저도 이제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실업자가 늘어나게 되고 이 귀한 시간을 의식주해결에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중에 하나인 노르웨이를 방문했을 때
담배값이 2만원 정도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엔지오일을 카센터에 맡겨 교환하려면 한 백만원쯤이 든다고 한다.
집에 전기 배선을 몇 가지 했는 데 천만원을 지불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연 이 나라 국민이 잘 사는 것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사회보장 제도가 잘 되어 있어
역설적으로 일에대한 열의는 좀 떨어지는 것 같다는 현지 교민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금요일, 월요일에는 병가를 내는 직원이 많다고 한다.
대학교까지 학비가 무료지만 대학진학률을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들어 학력별 임금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진학률도 높아지고 실업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일자리 문제, 복지문제는 어느나라나 똑같이 겪고 있는 인류의 문제, 패러다임의 문제임에 틀림없다.
각국 정부는어떻게 하던 사라져 가는 일자리를 유지해 보려고 안간힘이다. 양적 완화등을 통해 적절한 인플레이션을 유지하여 자산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이런 접근으로 사라져 가는 일자리를 되살리기는 어려운 것 아닐까.
@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
그래서 정말 심각하게 다시 되물어보자.
우리는 왜 일을 하고 있는지 그것이 만약 의식주의 해결때문이라면
이제 다른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야만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종 로봇이며 수 많은 첨단 기술들이 결국 '고도로 문명화된 자급자족시대'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제 내 시간을 투자해 다른 사람의 의식주에 필요한 것을 생산해 주는 댓가로 돈을 받아 의식주를 해결하는 시대에서, 내가 직접 내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남는 시간을 남을 위해 사용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이는 과거 농경사회때 비록 몸은 고단했으나 지금같은 각종 성인병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내 사랑하는 아이를 유아원에 맡기지 않고 마음껏 안아주고 사랑해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굳이 돈을 벌기 위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적어도 의식주가 해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어쩌면 지극히 근본적인 인간의 모습을 되찾는 것일지 모른다.

산업화 이후 도시노동자들은 인간적 권리와 자유를 더 얻었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말았다. 돈을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 '돈' 때문에 수많은 '갑'질을 참아야 했고 '가족'과의 시간을 희생해야 했다. 그럼에도 각종 병에 시달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 것이다.
굳이 '돈'을 벌기 위해 남의 일을 하지 않고 자급자족할 수 있으면서 삶의 의미를 추구할 수 있다면
그것을 마다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과거 원시사회에서는 중노동 때문에 자급자족이 힘들었다면 이제 첨단의 문명화된 사회의 뒷받침 속에 중노동없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자급자족이 가능하도록 기술 발달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일자리는 정부나 기업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급자족하는 일자리를 꿰차는 형국이 될 것이다. 분산화되고 원시시대처럼 남는 것을 교환하는 시대가 되리라 생각한다.
@ 새로운 마을을 상상해 보자. @
지금의 기술이 머지않아 매우 고도화 된다는 가정하에 상상을 해 보자.
우선 '고도로 문명화된 자급자족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자립형 에너지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것만 있으면 지구상에 버려진 땅도 용이하게 개발이 가능할 것이고 우리나라에도 농촌이나 산림지역에 많은 사람이 이주할 가능성이 열린다.
자 신재생에너지 발전기 등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저장해 둔다.
그리고 그 수소를 이용해 연료전지 발전을 해서 전기와 뜨거운 물을 얻을 수 있다.
전기가 독자적으로 공급된다면 인류가 그동안 이룬 문명을 대체로 다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전기가 공급이 되면 3D프린터를 통해 자급자족형 기계들을 프린트할 수 있다. 모래나 플라스틱 등 다양한 원료로 프린팅이 가능하다. 심지어는 주택재료도 프린트해서 얻는다. 이미 자급자족을 위한 50가지의 기계를 프린팅 하기 위한 제작을 오픈소스로 하고 있는 opensourceecology.org 같은 단체도 있다. 이들은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50가지 기계를 개발하여 그 제작방법을 공개할 예정으로 진행 중이다.
이런 기계들과 각종 센서들에 의해 별다른 노동없이 농작물 재배가 가능해 진다.
남는 시간을 가족들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여가를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땅과 독자적 생태계는 얼마든지 대물림이 가능하며 따라서 굳이 '돈'을 벌기 위한 공부는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인터넷이 연결되고, 드론같은 화물운송체계나 곧 나올 날라다니는 자동차까지 갖춘다면 어떤 오지에서도 '고도로 문명화된 자급자족시대'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에너지와 주택, 농사도구 등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서 구하고 필요한 부품은 다시 프린트해서 사용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교육비, 교통비, 비싼 집값 등이 필요없거나 저렴해 지면서
생활에 필요한 자금이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자급자족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가족들과의 시간이 늘어나며 마을공동체와의 따뜻한 교류로 삶이 윤택하게 한다.
일자리를 정부나 기업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 스스로 만들어 가는 세상
이런 세상이 3차 산업혁명의 결과가 되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여러분은 이런 필자의 생각에 동의하는가?
아니 적어도 '갑'질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의식주를 위해 원치않는 일도 돈 때문에 하기 보다는
경제적 풍요는 아니더라도 의식주를 자급자족하며 내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삶을 바라지는 않는가?
우리의 기대가 그러하다면 우리 삶은 그렇게 변해갈 것이다.
이것이 2차, 3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노예에서 근로자 그리고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삶으로 진화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