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망둥이’ ‘꼴뚜기’ 사건
선거판, ‘망둥이’ ‘꼴뚜기’ 사건
  • 정연무 국장
  • 승인 2014.06.08 23: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일간투데이 정연무 국장
지난 4일 치러진 지방선거가 여, 야 할 것 없이 상대 후보들에 대한 비방과 약점 들추기, 모함하기 등 흑색모략으로 번지면서 혼탁을 넘어 막장으로 끝이 났다.
 
진실과 거짓의 구분조차 난해한 이들의 일탈된 행동들은 정치인이란 신분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인간으로서 더욱 해서 안 되는 일들을 저지르며, 입에 담기조차 낮 뜨거운 사건들까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여과 없이 들추는 일들도 서슴치 않는 몸부림이 오히려 처절하게 느껴졌다.
 
눈만 뜨면 상대방 약점 잡아 매도하고, 입만 열면 없는 사실까지 엄포다. 귀를 닫자니 한심스럽고, 입을 열자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냥 두고 보자니 기고만장이고, 꾸짖자니 고쳐질 기미가 안 보인다. 그렇다고 이들이 잘났으면 좋으련만 모두 도토리 키 재기 감 밖에 안 되면서 연일 “나만 잘났다.”고 외친다.
 
원칙도 없고, 진실성과 정직성까지 없다보니, 약속 어기고, 배신하고, 뒤 업기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우리네 선거판이 허구한 날 이러다 보니 이제는 옆집 망둥이 까지 끼어들어 날뛰는 것이다. 제 집안일도 못 챙기면서 남 잔치 상에 감 놔라 배 놔라 한수 거든다.
 
하는 말을 보면 초록이 동색이다. 적어도 선출직이 되겠다면 자기 철학이 투철해야 하고, 애국관이나 국민에 대한 예의가 남달라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저 부화뇌동해 못 먹는 밥에 재나 뿌리자는 식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뒤집기를 밥 먹듯 하면 이제는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자신의 전력이 어떤던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정치인으로서는 더더욱 해서 안 되는 일들을 무심히 저지르고 있다. 이들이 저지른 뒷담화는 거론하기 낮 뜨거운 사건들로 들춰지면 스스로 정치판을 떠나야 한다.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
여기에 일부는 온갖 갈등을 유발하며 과거 대접받았던 빛바랜 명함으로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구분하지 못하고 선거판을 기웃거리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모을 때는 코배기도 비치지 않다가 선거철에만 어김없이 나타난다.
 
특히 이들은 삼삼오오 패거리를 이루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필요에 따라 특정 목적을 가진 명부에 자랑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올리려 혈안이다. 한 때 같은 정당에서 한 솥 밥을 먹고, 자신을 위해 조력했던 사람에게 등을 돌리고 가시 돋친 말을 쏟아내기 까지 한다.
 
심지어 선거권이 박탈된 자도 선거철마다 명함을 내민다. 선거권이 왜 박탈됐는지는 잊은 지 오래다. 그저 화려했던 과거 지위를 잊지 못하고 망상에 사로 잡혀 초라한 자신을 보지 못한다. 지난 선거에서 서로 대적했던 당사자들조차 특정 목적을 위해 한 지붕 아래 뭉치는 것도 다반사다.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
꼴뚜기가 뛰는 이유는 망둥이가 뛰니 분수도 모르고 덩달아 뛰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정치꾼들의 놀음에 순진하게 놀아나고 있는 게 우리들의 수준이라고 스스로 개탄하면서도 이러한 작태가 행해지고 있는 것이 어쩌면 모두의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고 한탄 한다 해도 현재 우리 사회의 돌아가는 형편을 보게 되면, 조변석개(朝變夕改)가 심장으로 침투해 중병이 결린 형국이다.
 
선거는 민심을 파악하는 도구이며 민심을 얻으려는 정치권의 진정성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정치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서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면 있어야 할 자리에 자신이 있어야 하고, 때가 아니면 물러 설 줄도 알아야 한다. 그것만이 유권자의 표심을 얻는 정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