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이제는 선행형도 달라지는 중.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이제는 선행형도 달라지는 중.
  • 송길용 기자
  • 승인 2018.07.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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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경주에서 경주의 시작 또는 중심축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는 바로 선행 선수이다. 하지만 최근 이 선수들이 최근 무섭게 변신을 꾀하고 있어 경륜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행형’이라 함은 상대를 활용하는 작전 없이 한 바퀴 이상 자력으로 승부하는 선수들을 말한다. 대체로 순발력에 비해 지구력에 자신 있는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지만 주행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비선수 출신들의 경우 경주 주도권을 빠르게 가져오기 위해 선호하기도 한다.

경륜 경주에서는 선두원 퇴피 후 거침없이 선두를 달리던 선수가 막판 역전을 허용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이는 자전거가 나아가며 발생되는 공기 저항(풍압)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인데, 대열 선두에서 달리는 선수의 후미를 마크하는 선수에 비해 약 30% 가량 힘을 더 소모한다고 한다.

따라서 한 바퀴 선행승부로 결승선을 통과하려면 그만큼 많은 체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이 요구된다. 하지만 최근 선행형 선수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한 바퀴를 앞에서 끌어줄 줄 알고 자리를 내주었더니 돌연 마크, 추입 같은 변칙 작전으로 돌아서기도 하고, 교묘하게 뒷 선수를 외선으로 병주시켜 바깥쪽으로 선회주행 하도록 견제도 하기 때문이다.

우수급 붙박이로 활약 중인 장보규(1기)는 선행이 주전법인 선행맨의 원조이다. 하지만 최근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며 선행만 나섰다하면 4∼5착으로 밀려나는 이변을 만들어냈고 성적 역시 좋지 않았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판단한 그가 이제는 특단의 조치로 선행이 아닌 짧은 승부를 선택했다.

지난 광명 23회 토요일 9경주에서는 인기 순위 1위였던 김지광 선수의 선행을 유도해 결국 김지광의 후미를 마크하는데 성공했고 직선에서 추입력까지 발휘하면서 오랜만에 우승을 맛보았다. 2018년 상반기 선행만을 고집했지만 최근에는 추입승부를 종종 구사했고 3차례 입상하는 결과까지 만들어냈다.

최근 선발급 선행형 강자로 급부상한 설영석(19기)도 마찬가지다. 지역 선배이며 선행형의 대명사 장보규가 롤모델이라는 설영석 또한 지난해까지만 해도 타종 이후 선행 승부를 즐겨했었다. 2017년 총 55경기에서는 선행 입상이 20회, 젖히기 3회, 추입, 마크 승부는 각각 2회였다. 하지만 긴 승부가 주무기이다 보니 연대율 35%에 비해 승률은 고작 13%밖에 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2018년 전법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며 다양한 훈련을 하다 보니 완급조절능력 및 후위 견제력까지 향상되면서 승승장구 중이다. 올 시즌 30경주(6월 24일 기준) 출전해 추입 5회, 젖히기 4회, 선행 8회로 다양한 전법으로 입상했고, 연대율도 50%로 부쩍 높아졌다. 더 고무적인 것은 승률이 무려 30%라는 것이다.

다양한 승부수로 경주흐름에 맞춰 탈 수 있게 되어 성적이 반등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기존 선행맨으로 각광 받고 있었던 황영근, 서한글, 김학철, 김원호 등도 최근에는 선행일변도에서 벗어나 상황에 맞는 짧은 승부로 입상을 노리고 있다.

훈련지 탐방에서 만났던 류근철 선수도 “무조건적인 선행도 좋지만 이제는 우승을 노려보고 싶다. 특히 강자가 빠진 일요일의 경우 짧은 승부도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추입형 강자가 있는 편성에서는 타 선수를 활용하는 작전으로 우승을 노려볼 것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 한 바퀴 장학순 예상팀장은 “선행형 선수들이 전법에 변화를 가져가고 있는 만큼 무조건 선행을 나설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될 것 같다. 특히 활용할 상대가 있는 편성에서는 짧은 승부도 나설 수 있는 만큼 이점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운다면 배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